보성 열화정(悅華亭)은 아름다운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한 강골마을의 공동 소유 정자입니다. 이 누정은 마을 뒤쪽의 깊숙한 숲 가운데 자리 잡고 있으며, 주변의 산수가 정자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빼어난 경치를 자랑합니다. 작은 개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2개의 기둥을 세운 작은 문(일각대문)**이 나타나고, 그 뒤쪽 마당을 지나면 높은 축대 위에 웅장하게 자리한 열화정을 만날 수 있습니다.
독특한 건축 구성과 구조 기법
열화정은 앞면 4칸, 옆면 2칸으로 구성된 ㄱ자형의 누마루집이라는 독특한 평면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집의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로칸: 가운데 2칸에 방이 아래층과 위층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세로칸: 누마루가 자리하고 있으며, 방의 앞과 뒤에도 누마루가 있어 시원한 개방감을 줍니다.
세부 공간: 아랫방 뒤쪽은 골방으로 활용되었고, 방 아래쪽에는 난방을 위한 불을 지피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정자는 자연석 바른층쌓기로 높게 쌓은 축대 위에 자리하며, 높은 덤벙주초 위에 두리기둥을 세웠습니다. 기둥머리에는 굴도리 아래에 장혀를 받치고 소로를 끼워 수장(장혀) 모양의 창방을 보낸 구조가 사용되었습니다. 전체적인 구조 기법과 부재 사용(굽은 부재, 말굽서까래, 합각골기와 지붕)을 고려할 때 20세기 초의 건물로 추정됩니다. 특히 전면 추녀를 받친 8각형 활주는 나중에 보충된 것으로 보입니다.
전통적인 조경 수법의 정수
열화정은 건물 자체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주변 조경과의 조화가 매우 뛰어납니다. 마을 앞에는 아담한 문과 연못이 조성되어 있으며, 정원에는 주변의 깊은 숲과 조화를 이루는 나무들이 심어져 있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우리나라 조경의 수법을 잘 활용하여 아름다운 분위기를 극대화하고,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건축물로서 큰 가치를 지닙니다.